오래된 나무 그늘 아래,
여생은 석양을 마주한 자리.
서둘러 꿰매던 지난날의 실타래를
이제는 풀어 먼 하늘빛에 담습니다.
파도처럼 들이치던 세상의 격랑도
등 뒤로 잔잔히 물러선 오후.
가파른 길에서 미처 돌보지 못했던
작은 풀꽃의 숨결까지 사랑하고,
무심히 지나친 골목의 햇살마저
귀한 보물처럼 가슴에 담습니다.
남은 시간의 무게를 달아보는 대신,
오늘 마신 차 한 잔의 따스함을 헤아리며,
아직 채 지지 않은 저 붉은 노을 속으로
온전히 걸어 들어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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